미국에서 아이의 백투스쿨 준비물을 매년 사 봤지만, 가장 돈을 아낀 해는 세일 물건을 많이 산 해가 아니었다. 집에 남은 물건을 먼저 꺼내고, 학교 리스트가 오기 전에는 기본품만 산 해였다. 초등 때 필요했던 교실 공용 티슈가 다음 해에는 없었고, 중·고등에서는 과목 선생님이 첫 주에 별도 목록을 주기도 했다.

아래는 모든 학교의 필수품을 단정한 표가 아니라 우리 집이 반복 구매를 줄이려고 쓰는 순서다. 가격과 기기 정책은 달라지므로 2026-09-15에 지출 조사와 시험기관 정책을 다시 확인했고, 최종 기준은 자녀 학교와 과목별 안내다.
우리 집은 세 번에 나눠 산다
학교 리스트 전: 작년 백팩·바인더·가위·계산기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연필과 공책처럼 반드시 쓰는 소모품만 산다.
학교 리스트 후: 규격이 적힌 폴더, 노트, 미술용품을 맞춰 산다. 아마존은 같은 제품을 다시 주문하기 편했고 타겟·월마트는 크기와 재질을 직접 보기 좋았다.
개학 첫 주 후: 과목별 계산기, 헤드폰, 특정 바인더처럼 교사가 지정한 물건만 추가한다.
예전에는 7월 세일을 보고 다음 학년 것까지 미리 사두기도 했다. 하지만 싸게 산 물건도 아이가 쓰지 않으면 절약이 아니었다. 이제는 매장별 행사 시기를 고정 공식처럼 적지 않고, 같은 규격의 단가와 배송일을 그때 비교한다.
하나 짚어둘 것은 캘리포니아에는 백투스쿨 면세 주간(sales tax holiday)이 없다는 점이다. 2026년에 이 제도를 운영한 주는 20곳인데 캘리포니아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8월에 보이는 ‘세일’은 세금이 빠지는 게 아니라 매장 자체 프로모션이다. 텍사스·플로리다처럼 면세 주간이 있는 주에서 이사 왔다면 이 차이를 먼저 알아두는 편이 낫다.
한 해에 실제로 얼마나 쓰나
전미소매협회(NRF)가 2026년 7월에 7,677명을 조사한 결과, K-12 자녀를 둔 가구의 백투스쿨 지출 계획은 평균 $863.86(약 원화)이었다. 금액보다 구성이 중요하다. 학용품은 $146.45뿐이고 전자기기 $293.11, 의류·잡화 $250.29, 신발 $174.01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대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는 평균 $1,437.79로 더 커진다(NRF 2026 조사).
이 구성을 보고 나서 우선순위가 정리됐다. 학용품 리스트를 아무리 알뜰하게 사도 총지출은 크게 줄지 않고, 금액을 좌우하는 건 기기와 옷·신발을 언제 어떻게 사느냐다. 우리 집이 계산기와 노트북을 개학 뒤로 미루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학교 리스트는 어디서 받나
가장 정확한 건 학교나 교사가 보내는 안내지와 학교 웹사이트다. 아직 안 왔다면 TeacherLists에서 주나 우편번호로 학교를 검색해 볼 수 있다. 학교·교육구가 직접 올린 목록을 모아두는 무료 서비스이고, 타겟·월마트·스테이플스 같은 매장 쇼핑 화면과도 연결된다. 다만 학교가 아직 올리지 않았거나 지난해 목록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학교 안내가 오면 그걸 기준으로 다시 맞춘다.
리스트의 영어 규격에서 한 번 막힌다
학교 리스트는 물건 이름이 아니라 규격으로 적혀 온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 부모라면 여기서 한 번 멈추게 되는데, 자주 나오는 것만 알아두면 반품할 일이 줄어든다.
wide ruled / college ruled: 공책 줄 간격이다. wide ruled는 약 8.7mm로 초등 저학년용, college ruled는 약 7.1mm로 보통 5학년 이상에서 요구한다. 리스트에 적힌 쪽이 아니면 바꿔 와야 하는 경우가 있다.
#2 pencil: 한국의 HB 연필에 해당한다. 시험 마킹용으로도 이 규격을 쓴다.
composition book / spiral notebook: 앞의 것은 실로 묶인 딱딱한 표지 공책이라 장을 뜯기 어렵고, 뒤의 것은 스프링이라 뜯긴다. 교사가 composition book을 지정했다면 대체가 안 된다고 보면 된다.
3-ring binder 1"·1.5"·2": 링 지름이다. 과목별 디바이더(divider)와 세트로 쓰인다.
pocket folder: 안쪽에 주머니가 있는 얇은 폴더다. 과목별로 색까지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
학년이 달라도 먼저 확인하는 기본품
매일 메는 백팩, 물통, 필요한 경우 도시락통
#2 연필·지우개·공책·폴더·필통
가위와 풀 등 학교 리스트에 적힌 소모품
우리 아이의 백팩은 한 학년이 끝나기 전에 심하게 망가진 적이 있어 이후에는 지퍼와 바닥 봉제를 먼저 봤다. 필기구도 부모가 대량으로 고르기보다 아이에게 물어봤다. 연필만 쓰던 아이가 굵은 0.7mm 샤프를 선호하게 된 뒤로는 안 쓰는 필기구를 사는 일이 줄었다.
초등: 공용 물품은 작년 기억보다 올해 목록
초등 때는 크레용, 워셔블 마커, 색연필, 안전가위, 풀 스틱처럼 소모가 빠른 물건이 많았다. 티슈나 물티슈를 교실 공용으로 보내달라는 해도 있었지만 계속 같은 요구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미국 초등학교는 반드시 기부해야 한다’고 일반화하지 않고, 교사 목록에 수량과 공용 여부가 적혔을 때만 챙긴다.
중등: 과목 이동을 버티는 정리 도구
중학교부터는 물건 수보다 정리 방식이 더 중요했다. 3링 바인더와 과목별 디바이더, 형광펜, 플래너를 후보로 두되 학교가 요구한 규격을 확인한다. 기본 공학용 계산기도 수업에 따라 모델 요구가 다르므로 “TI-30X면 무조건 충분하다”기보다 수학 교사에게 먼저 묻는 편이 안전하다.
고등: 계산기와 노트북은 먼저 사지 않는다
그래핑 계산기는 비싸고 시험 정책도 같지 않다. 현재 College Board SAT 계산기 정책은 Bluebook 내장 Desmos 또는 허용되는 비-CAS 휴대용 계산기를 쓸 수 있다고 안내한다. AP 계산기 정책은 과목별로 다르고, ACT 정책도 별도다. 따라서 TI-84를 SAT·ACT·AP의 공통 ‘표준’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수강 과목과 응시 시험의 최신 정책을 확인한 뒤 새 제품이나 중고를 고른다.
노트북·크롬북도 마찬가지다. 학교가 대여하는지, 개인 기기 사용이 가능한지, 헤드폰 규격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전에는 사지 않는다. 특히 시험용 Bluebook은 개인 Chromebook을 지원하지 않고 학교 관리 Chromebook만 허용한다고 안내하므로, ‘Chromebook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번 주에 바로 할 체크
작년 가방과 서랍에서 재사용할 물건을 한곳에 모은다.
학교·교사 리스트에서 규격과 수량을 표시한다. 줄 간격과 바인더 인치처럼 헷갈리는 항목은 따로 적어둔다.
아이가 실제로 쓰는 필기구 취향을 묻는다.
계산기와 기기는 학교 대여·수업·시험 정책을 확인한 뒤 산다.
우리 집 기준으로 가장 효과가 컸던 절약은 품목별 가격을 비교하는 일이 아니라 구매를 늦출 항목을 정하는 일이었다. 지출의 절반 이상이 기기와 옷·신발에서 나오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기본품은 미리, 과목 전용품은 목록 뒤, 고가 기기는 확인 뒤라는 세 단계만 지켜도 남는 물건이 확실히 줄었다. 문구류 선택지가 궁금하다면 미국 다이소에서 직접 본 차이, 중고 계산기를 찾는다면 미국 중고거래 앱 경험으로 이어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