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수산 코너에 서면 소고기 코너에서와 똑같은 고민을 한다. 영어 이름은 읽히는데 이게 한국에서 먹던 무슨 생선인지, 그래서 탕을 끓여야 하는지 구워야 하는지가 안 잡힌다. 며칠에 걸쳐 라벨을 찍어두고, 우리가 실제로 사서 해먹은 것과 알아본 걸 묶어 정리했다. 부위 대신 어종별로 한국의 어떤 생선과 가까운지, 그리고 한식으로 뭘 해먹으면 좋은지를 담았다.

사실 우리 집 생선 밥상의 주력은 따로 있다. 평소엔 한인마트에서 냉동 저염 임연수·고등어를 사서 양면 그릴에 구워 먹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에 코스트코 수산 코너 생선에 한번 도전해보려고 라벨을 하나하나 조사했다 — 그래서 이 글엔 코스트코 생선 정리와, 우리가 평소 먹는 방식이 같이 담겼다.
큰 원칙 하나만 기억하면 편하다. 대구·틸라피아·우럭·농어 같은 흰살 생선은 탕·구이·조림·전에 두루 쓰고, 연어처럼 기름진 붉은살은 구이·스테이크에 맞는다. 그리고 코스트코 수산 코너 생선은 라벨에 전부 "cook to 145°F(가열조리)"로 표시돼 나온다 — 회(생식)용으로 파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손질 걱정도 덜어두자. 통생선이든 필렛이든 기본 손질은 이미 돼서 나온다. 집에서 세척하고 조금 정리만 하면 바로 조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한 가지 미리 말해두면, 미국과 한국은 잡히는 어종·부르는 이름이 달라 딱 1:1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아래는 "가장 가까운 한국 생선"으로 안내하되, 애매한 건 애매하다고 적었다.
코스트코에서 담아온 생선들
Fresh Wild Whole Rockfish (락피시 · 우럭·볼락 계열)

캐나다산 자연산 통생선으로, 이 글에서 다룬 생선 중 단가가 가장 싸다(파운드당 $3.99). 붉은 빛이 도는 통생선이라 한국의 우럭·볼락 계열과 가깝다고 알려져 있는데, 솔직히 정확한 어종 매칭을 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먹어보니 그 계열이 맞았다 — 흰살이 단단하고 매운탕·조림·구이에 어울린다.
생선 자체는 비릿한 냄새가 꽤 나는 편이었다. 그래도 매운탕으로 끓이니 한국에서 먹던 우럭 매운탕과 비슷한 맛이 났다. 냄새가 신경 쓰이면 구이보다 양념이 진한 매운탕·조림이 무난하고, 밑손질할 때 청주나 우유로 한번 헹궈주면 덜하다. 통생선이지만 손질이 돼 나와 세척하고 정리만 하면 됐다.
Wild Pacific Cod Fillet (대구)

미국산 자연산 대구다. 이름 그대로 한국의 대구라고 보면 된다. 뼈·껍질 없는 필렛(boneless skinless)으로 나와 손질이 제일 편하고, 라벨에 previously frozen(한 번 냉동)이라 적혀 있다. 단가는 파운드당 $11.99로 이 중 비싼 축이다.
부드러운 흰살이라 대구탕·맑은탕(지리)·대구전·구이에 두루 좋다. 특히 뼈가 없어 아이 있는 집에서 쓰기 편하다.
Fresh Tilapia Fillet (틸라피아 · 역돔)

브라질산 양식 틸라피아로, 한국에서 부르는 역돔이 이 생선이다. 담백한 흰살에 필렛이라 바로 조리할 수 있고, 파운드당 $6.99로 가격도 무난하다.
담백해서 구이·부침(전)·조림·튀김에 두루 맞는다. 다만 민물 양식이라 비린내가 있을 수 있어 우유나 청주에 잠깐 담갔다 조리하면 낫다. (민물 생선이라 회로는 권하지 않는다.)
Fresh Whole Branzino (브란지노 · 유럽농어)

터키산 양식 통생선으로, 라벨에도 적혀 있듯 유럽 농어(European Sea Bass)다. 한국의 농어 계열로 보면 된다. 파운드당 $9.99.
지중해식으로 통째 소금구이·오븐구이(허브) 하는 게 유명한데, 한식으로도 소금구이·조림으로 잘 어울린다. 통생선이지만 역시 손질이 돼 나와 세척·정리만 하면 된다. 통생선이라 다음에 야외 BBQ 때 숯불구이로 구워볼 생각이다(웨버 그릴로 숯불 삼겹살 구운 후기의 그 그릴로). 직접 해보면 후기를 더할 예정.
Salmon (연어)
이번엔 라벨을 못 찍었지만, 코스트코 수산 코너의 대표 생선이라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집에서도 코스트코 연어는 가장 자주 사는 생선이다. 한국에서 부르는 연어 그대로다(대개 대서양 양식 필렛으로 나온다). 연어는 알고 있어서 사진을 따로 찍지는 않았다.
기름진 붉은살이라 흰살 생선과 결이 다르다. 연어는 우리 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생선이다. 버터 구이로 하면 아이들이 특히 잘 먹고, 타르타르 소스를 곁들인다. 스시집에 가도 아이들은 연어만 거의 먹을 정도다. 구이 외에 스테이크·데리야키로도 좋다.
미국 라벨 ↔ 한국 생선 대응표
검색해서 찾기 쉽게 표로도 정리했다. 앞서 말했듯 어종·이름이 달라 이름만으로 단정하기보다 "이 계열로 쓰면 된다"는 감각으로 봐주면 된다.
코스트코 라벨 | 한국 생선 | 살 타입 | 어울리는 한식 |
Rockfish (통) | 우럭·볼락 계열 | 단단한 흰살 | 매운탕, 조림, 구이 |
Pacific Cod (필렛) | 대구 | 부드러운 흰살 | 대구탕, 맑은탕, 대구전, 구이 |
Tilapia (필렛) | 역돔 | 담백한 흰살 | 구이, 부침, 조림, 튀김 |
Branzino (통) | 유럽농어 | 담백한 흰살 | 소금구이, 오븐구이, 조림 |
Salmon (필렛) | 연어 | 기름진 붉은살 | 구이, 스테이크, 데리야키 |
손질·보관·생식 전에 확인할 점
코스트코 대구의 'previously frozen(한 번 냉동)'은 괜찮나요?
괜찮다. 잡은 뒤 신선도를 위해 배·가공 단계에서 한 번 냉동했다가 해동해 파는 것이라, 해동 상태로 대구탕·맑은탕·대구전에 그대로 쓰면 된다. 다만 이미 해동된 거라 다시 얼리기보다 며칠 안에 조리하는 게 좋다.
코스트코 생선은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
라벨의 'best if used by' 날짜 안에 조리하는 게 좋다. 바로 못 먹을 것 같으면 사 온 날 소분해서 냉동해두면 며칠 넘겨도 쓸 수 있다(단, previously frozen으로 표시된 대구는 이미 해동된 상태라 재냉동은 피하는 게 낫다).
코스트코 생선 회로 먹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라벨이 전부 가열조리용(cook to 145°F)이고 생식용으로 파는 게 아니라서, 기생충 안전 기준(생식용 냉동)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회는 생식용으로 파는 곳에서 드시는 게 안전합니다.
비린내가 적어 아이도 잘 먹는 생선은 뭔가요?
담백한 흰살인 대구·틸라피아가 비린내가 적어 아이들이 먹기 편하다. 특히 대구는 뼈·껍질 없는 필렛이라 가시 걱정도 없다. 우럭 같은 통생선은 냄새가 있는 편이라 매운탕·조림 쪽이 낫다.
코스트코 생선, 어떤 게 자연산이고 어떤 게 양식인가요?
락피시(캐나다)·대구(미국)는 자연산(wild-caught), 틸라피아(브라질)·브란지노(터키)는 양식(farmed)이고, 연어도 대개 양식이다. 자연산이 무조건 낫다기보다 어종·용도·가격으로 고르면 된다.
코스트코 연어는 회로 먹어도 되나요?
회로 드시는 분도 많지만, 코스트코 수산 코너 연어도 라벨은 가열조리(cook to 145°F) 표기이지 생식용으로 파는 게 아니다. 양식 연어가 자연산보다 기생충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라벨이 생식용 냉동 기준을 보증하는 건 아니다. 우리 집은 회로는 안 먹고 버터 구이로 즐긴다. 생식 여부는 각자 안전을 판단해 결정하는 게 맞다.
오늘 요리에 맞춰 생선을 고른다면
탕·매운탕: 우럭(Rockfish), 대구(Pacific Cod)
구이·조림·전: 대구, 틸라피아(역돔), 브란지노(농어)
기름진 구이·스테이크: 연어(버터구이·타르타르 소스, 아이들 최애)
평소 주력: 한인마트 냉동 저염 임연수·고등어를 양면 그릴에 (손질 없이 반찬으로)
손질: 통·필렛 모두 이미 손질돼 나옴 → 세척·정리만
가성비: 자연산 우럭(Rockfish, $3.99/lb)이 단가 기준 제일 유리
회: 가열조리용 표기라 생식은 권하지 않음
생선 코너에서 영어 이름 하나에 막히기보다, 흰살은 탕·구이, 기름진 건 구이라는 감각과 위 대응표만 있으면 처음 보는 이름도 대충 감이 잡힌다. 같은 코스트코 소고기 부위 총정리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뒀다.
이 글은 우리가 코스트코(터스틴)에서 직접 산 생선과 라벨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어종 이름·원산지·가격은 매장·시기에 따라 다르게 표기·변동될 수 있고, 생선의 안전한 섭취(특히 생식) 기준은 개인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참고용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